2025.10.03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더 멀리, 더 오래 걷기 위해 짐의 무게를 줄이는 것을 말합니다. 정말 필요해서 챙기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과감하게 버리는 선택도 필요하고, 하나의 장비로 두가지 이상의 용도로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필요하죠.
그래서 울트라 라이트 하이킹(이하 UL 하이킹)은 단순히 장비를 줄이는 기술이 아닙니다. 덜어내고, 선택하는 마음가짐이죠. 어쩌면 인생에서도 중요한 태도일지 모릅니다.
앗, 잠시 딴길로 샜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말하려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카메라입니다. 카메라는 하이킹에 필요한 필수적인 장비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들 카메라를 하나씩 들고가기 마련입니다. 바로 스마트폰이죠. 스마트폰은 틀림 없는 UL 하이킹 카메라입니다. 하지만 사진에 조금 더 욕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글이 도움이 될지도 모릅니다.
1. 일회용 카메라 - 신중하게 남기는 추억 한 장
80-9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낸 분들이라면, 일회용 카메라의 기억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회용 카메라가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코닥, 후지, 로모그래피 등 메이저 회사 뿐만 아니라 개별 브랜드 또는 샵에서 커스텀 굿즈로도 제작됩니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기에 사진 한장의 가치가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 요즘입니다. 한 장 한 장 신중하게 눌러 담으면 현상을 기다리는 그 시간도 즐거움입니다.
무게 : 90.2g (플래시 내장 버전 실측)
결과물
2. 로모그래피 로모매틱 110 카메라 & 플래시 - 컴팩트함과 개성을 동시에

컴팩트함이 느껴지시나요? 주머니에 쏙 들어가는 포켓 사이즈의 카메라입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많이 접하는 35mm 필름이 아닌, 다소 독특하게도 110mm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입니다. 필름은 여전히 생산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지만, 입문 전에는 충분한 정보를 습득 후에 결정하는 걸 추천합니다.
로모그래피는 토이 카메라의 왕입니다. 오래전부터 토이 카메라를 만들어왔고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는 카메라들을 선보이고 있죠.
무게 : 제공되지 않음.
3. 리코 GR 시리즈 - 디지털 컴팩트 카메라의 몇 안되는 생존자
앞서 소개 드린 두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입니다. 왜냐구요?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컴팩트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사라지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건재하는 리코GR 시리즈를 비롯한 몇몇 카메라는 작고 가벼운 데다가 소위 '대충 찍어도 잘 나오는' 카메라로 사랑을 받는 중입니다. 특히 GR3, GR3X와 최근 발매된 GR4는 국내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아 입고되는 족족 팔려 나갑니다. 매월 국내에도 정식 수입이 되고 있지만 수량이 적어 구매 난이도가 상당한 편입니다. 리코 정식 수입사에 화난 사람들이 종종 보일 정도니까요.
리코 GR 시리즈는 구하기 어려운 것은 맞지만 UL 하이킹에 적합한 카메라입니다.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지만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사코슈백이나 별도의 보조 가방을 활용해 수납하는 것이 활동에 방해되지 않거든요. 스마트폰과 비슷한 크기임에도 결과물은 결코 비슷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중에 무게와 크기, 결과 품질에 있어서 UL 하이킹 최적의 카메라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게 (공식 스펙)
- GR3 : 약 257g (SD 메모리 카드, 전용 배터리 포함)
- GR3X : 약 262g (위와 동일 조건)
- GR4 : 약 262g(위와 동일 조건)
결과물(GR3X 기준)
4. 스마트폰 피쉬아이 렌즈 클립 - 가장 가볍게 줄수 있는 변화
피쉬아이(Fish eye/어안)는 물고기의 시야처럼 넓고 왜곡된 사진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등산은 격하면서도 정적인 운동이지만, 피쉬아이 렌즈를 사용하면 훨씬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죠.
스마트폰용 클립형 렌즈는 몇 천 원대부터 몇 만원대까지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저는 5,000원대의 가장 저렴한 제품을 사용해봤습니다. 화질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목적이 퀄리티보단 재미라면 꽤 괜찮은 선택입니다.
무게 : 13.2 g (렌즈 클립 포함, 렌즈캡 제외 무게)
결과물
가볍지만 하이킹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제품 소개를 마칩니다. 당신의 산행에는 어떤 카메라가 어울릴까요?